1. 과일 깎아 먹는 칼을 씻다가 회 뜨듯 검지 손가락을 살짝 밀다 별 상처 아니려니 했는데 비누를 묻힐 때마다 쓰라림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작게 패인 아픔이 생생한 거리 저 멀리 회 떠먹길 좋아하는 일본에선 진짜 쓰나미가 땅을 가르고 화산을 울리며 덮쳤다는데 그 아픔 생생하지 않고 여기서 잘 먹고 잘 잔다. 몸까지는 아닌 삶까지는 아닌 그저 머리까지인 아픔이 전달되는 거리 2. 자연재해는 이제 '남일'이 아니다. '남일이 아니라'는 마음은 나도 피해받을 수 있다는 개인의 불안이자, 연대의 기초일 것이다. '남일'이 아니라 곧 '내일'일 수 있음을 알고 함께 아파하고, 손 내밀어야 할 때다.
봄을 기다리긴 아직 멀었겠지만, 입춘과 보름을 지나 오늘은 완연한 봄날씨다. 점심 먹고 찌뿌둥한 몸을 달래며 압구정 현대 아파트 사이사이를 산책하는데 새들이 서로를 부르는 소리로, 따뜻한 바람에 실려오는 볕이 여기 저기 부딪혀 터지는 소리로 학교 운동장엔 반팔 차림으로 농구하는 아이들이 지르는 소리로 가득하다. 마치 봄이 온 것 같다. 돌아보면 최근 10년은 3월까지 눈이 왔던 것 같은데 2월에 이렇게 따뜻한 날이 또 있었던가 싶다. 산채로 파묻혀 이제 부풀어 오르는 돼지들의 죽은 몸이 왜 갑작스레 더 아프고 슬프고 무섭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무의식 안에 숨어 있는 죄책감의 발동일까 내 자신을 돌보느라 끊어버린 사회를 보는 눈이 이제 떠지는가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듣고 보며 함께 빙그레 웃고 있지만 그..
를 읽다가 1. 예나 지금이나 좌파의 존재적 모순은 대개의 좌파들이 자신이 대변하는 계급 자체가 아니라는 것, 그 계급 인민의 현실 속에서 실제로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좌파는 늘 그 모순에 긴장해야 한다. 먹고사는 일을 고민하지 않는 좌파 인텔리의 관념 속에서 그 현실은 잠시 미루어지거나 생략될 수 있다. 싸우다 지치면 잠시 휴가를 다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인민에게 그 현실은 미루어질 수도 생략될 수도 없다.(좌파란 무엇인가, 273~274) →규항형은 좌파가 '자신의 현실'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빠지기 쉬운 '분열'을 '모순'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모순에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2. 저는 '좌파가 어떻게 제 자식을 사교육 시키느냐'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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