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길

2014년 3월 23일, 일요일. 봄 볕과 봄 냄새. 가벼운 옷 차림. 바람은 차지 않고, 볕은 따뜻하다. 일을 하러 밖에 나왔다. 아이는 아내에게 맡기고 까페 흡연실에 앉아 머리를 굴리는 이 순간이 편안하고 여유롭다. 봄 볕과 봄 기운.

어느덧, 볕이 따뜻하여 볕 안에 눕고 싶다.

하루 하루 반복되는 나날 보잘 것 없이 살아가는구나 그런 허전함이 밀려올 때 그래도 반복되는 일상 그 안에서 깊고 풍성할 때 내 삶이 완성됨을 반복되는 일상을 성실하게 밀고갈 때 삶의 천재가 될 수 있음을

기춘제...봄을 기다리는 겨울 나무들이 맑은 하늘을 이고 있다. 기다림에는 경외와 침묵과 그리고 엎드림이 있다. 겨울은 겨울 대로 하얗게 빛나는데

눈을 뜨면 일어나서 아이와 뒹굴고,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아이와 뒹굴고, 아내와 뒹굴고(?) 지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은밀하며 유일한....취미.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며 노래를 듣는 것과 함께.... 월 - 이승욱의 공공상담소(팟캐스트) 화 - 어쿠스틱라이프(웹툰), 미생(웹툰) 수 - 신과함께, 마조앤새디, 가후전(웹툰), 두시탈출 컬투쇼 사연진품명품(라디오), 유령(드라마) 목 - 어쿠스틱라이프, 유령 금 - 결혼해도 똑같네(웹툰), 미생 토 - 없음 일 - 신과함께, 나는 가수다 ㅋㅋㅋ

학부모 아카데미를 준비하며 강사 소개글과 연수 소개글을 쓰다. 글이 안 써지는데, 그러고보니, 지금 교육현장의 흐름과 중요한 사항 등에 대해 아는 게 없다. 구체적인 정보를 모으고, 조직하고,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는 일도 어렵다. 공부가 필요하다. 철학과 경험과 언어가 함께 어우러지려면.

일에 집중을 못하고 있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고 경계하느라, 오늘은 마음을 집중시키지 못해, 현재를 만끽할 수 없다. 또다시 한 발 뒤에서 내 일 아니라는 듯 삶을 대하려 한다. 오래된 습관이 무척 질기다. 자, 한 칼에 베어내듯 삶으로 돌아와, 지금부터 시작하자.

오래 바람을 맞이하면 매캐한 연기 냄새 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