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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生生!

마음의 거리

"홀가분" 2011. 3. 15. 09:21
1. 과일 깎아 먹는 칼을 씻다가
회 뜨듯 검지 손가락을 살짝 밀다
별 상처 아니려니 했는데
비누를 묻힐 때마다 쓰라림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작게 패인 아픔이 생생한 거리

저 멀리 회 떠먹길 좋아하는
일본에선 진짜 쓰나미가
땅을 가르고 화산을 울리며
덮쳤다는데 그 아픔 생생하지 않고
여기서 잘 먹고 잘 잔다.

몸까지는 아닌
삶까지는 아닌
그저 머리까지인
아픔이 전달되는 거리

2. 자연재해는 이제 '남일'이 아니다.
'남일이 아니라'는 마음은 나도 피해받을 수 있다는
개인의 불안이자, 연대의 기초일 것이다.
'남일'이 아니라 곧 '내일'일 수 있음을 알고 함께 아파하고, 손 내밀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