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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2시. 담배 한 대 물고 걸어내려가는 동안 잔 눈가루가 날렸다.
아침 7시. 하얗게 눈은 두껍게 마당 위에 쌓여있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빗자루와 눈삽을 하나씩 들고 웃고 떠들며
서로 눈을 던지고 옷 속에 집어 넣으며 눈을 치웠다.
사람이 많으니 일은 금방이었다.
아침에 흘린 땀으로 담배는 구수했다.
도서관 바닥은 온돌.
알맞게 데워진 온돌바닥에 옷을 뒤집어 쓰고 누워
바람소리를 듣다.
바람소리와
내 숨소리는 비슷하다.
바람은 밖에서 불고 내 몸을 거쳐 숨으로 나온다.
바람은 나를 관통한다.
내 안은 바람이다.
눈이 걷히고 해가 뜨자 지붕들은 물을 떨구느라 부산스럽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2월말의 겨울-봄 햇살에 빛난다.
기사식당 나무의자에 커피들고 앉아
김용배선생님과 이야기 나눴다.
"모든 것은 때가 있어. 이번에 혹시 안 되면 아직 때가 안 된거겠지."
"제가 준비가 되면 어디서든 쓰이겠지요."
현실적인 모든 것들, 이사회의 알력 다툼, 같은 종교인의 압력, 교장의 기호 등등을
신경쓰지 않은 채, 때와 인연으로 믿어버리는 방법은
마음 편하다.
무엇이 옳은 것인가, 를 떠나서.
볕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 오고
바람은 아직 겨울을 붙잡아 두고 있다.
벌써 2월 말이다.
------------------------------------------------------------------------------------------
우연히 명원이의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놀랐다.
아름다운 색감의 사진들...나도 저렇게 찍을 수 있었으면....
저런 구도와 저런 소재로, 저렇게 빛을 이용하여, 찍을 수 있었으면.
일상의 모습들을 통찰하고 꿰뚫는 그의 글을 보고
<일러스트는 준비해보자>라는 짧은 답글에 심장을 꼭 찌르는 느낌을 받으며
블로그를 빠져나왔다.
환상은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라던데
예술의 영역은, 아직 움직임 없이 머리로만 꿈꾸니 내겐 환상이다.
사실 예술한다는 것은 손이 해지는 습작과
지루함을 견디며 시간을 보낸다는 뜻이다.
그건 현실로서의 예술의 영역이다.
명원이의 블로그를 보며 느낀, 블로그에 나와 내 마음에 남아있는
어떤 앙금 같은 감정은,
질투나 부러움, 혹은 자괴, 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곧 알았다.
내가 내 삶과 감수성,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을 사랑한다면
다른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내가 넓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너를 먹고
너도 나를 먹으며 커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교집합과 차집합 속에 교감한다는 것을.
부러움과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영역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아끼고, 아이디어를 얻고, 자극을 받는 감정 영역이
나를 키워줄 것을 믿는다.
명원이의 '실력'이 준 자극을 풍만의 느낌으로 소중히 감싸 가슴에 안고
현실에서, 일상에서, 지금 떠오르는 대로
기록하고, 표현하고, 창작한다.
그렇게 수첩을 든 기자로
아이디어를 작품화하는 작가로
창작을 즐기는 예술가로
지금-여기를 사랑하고 살아간다.
이 글은 그 일환이다.
아침 7시. 하얗게 눈은 두껍게 마당 위에 쌓여있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빗자루와 눈삽을 하나씩 들고 웃고 떠들며
서로 눈을 던지고 옷 속에 집어 넣으며 눈을 치웠다.
사람이 많으니 일은 금방이었다.
아침에 흘린 땀으로 담배는 구수했다.
도서관 바닥은 온돌.
알맞게 데워진 온돌바닥에 옷을 뒤집어 쓰고 누워
바람소리를 듣다.
바람소리와
내 숨소리는 비슷하다.
바람은 밖에서 불고 내 몸을 거쳐 숨으로 나온다.
바람은 나를 관통한다.
내 안은 바람이다.
눈이 걷히고 해가 뜨자 지붕들은 물을 떨구느라 부산스럽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2월말의 겨울-봄 햇살에 빛난다.
기사식당 나무의자에 커피들고 앉아
김용배선생님과 이야기 나눴다.
"모든 것은 때가 있어. 이번에 혹시 안 되면 아직 때가 안 된거겠지."
"제가 준비가 되면 어디서든 쓰이겠지요."
현실적인 모든 것들, 이사회의 알력 다툼, 같은 종교인의 압력, 교장의 기호 등등을
신경쓰지 않은 채, 때와 인연으로 믿어버리는 방법은
마음 편하다.
무엇이 옳은 것인가, 를 떠나서.
볕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 오고
바람은 아직 겨울을 붙잡아 두고 있다.
벌써 2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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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명원이의 블로그에 놀러갔다가 놀랐다.
아름다운 색감의 사진들...나도 저렇게 찍을 수 있었으면....
저런 구도와 저런 소재로, 저렇게 빛을 이용하여, 찍을 수 있었으면.
일상의 모습들을 통찰하고 꿰뚫는 그의 글을 보고
<일러스트는 준비해보자>라는 짧은 답글에 심장을 꼭 찌르는 느낌을 받으며
블로그를 빠져나왔다.
환상은 현실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라던데
예술의 영역은, 아직 움직임 없이 머리로만 꿈꾸니 내겐 환상이다.
사실 예술한다는 것은 손이 해지는 습작과
지루함을 견디며 시간을 보낸다는 뜻이다.
그건 현실로서의 예술의 영역이다.
명원이의 블로그를 보며 느낀, 블로그에 나와 내 마음에 남아있는
어떤 앙금 같은 감정은,
질투나 부러움, 혹은 자괴, 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곧 알았다.
내가 내 삶과 감수성,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을 사랑한다면
다른 예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내가 넓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너를 먹고
너도 나를 먹으며 커갈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교집합과 차집합 속에 교감한다는 것을.
부러움과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영역보다
적극적으로 즐기고, 아끼고, 아이디어를 얻고, 자극을 받는 감정 영역이
나를 키워줄 것을 믿는다.
명원이의 '실력'이 준 자극을 풍만의 느낌으로 소중히 감싸 가슴에 안고
현실에서, 일상에서, 지금 떠오르는 대로
기록하고, 표현하고, 창작한다.
그렇게 수첩을 든 기자로
아이디어를 작품화하는 작가로
창작을 즐기는 예술가로
지금-여기를 사랑하고 살아간다.
이 글은 그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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