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生生!

아이폰을 둘러싼 마음 속 대화

"홀가분" 2010. 8. 24. 16:10
랑: 아이폰 4가 나오자 마자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대. 나도 요즘은 아이폰이 있었으면, 싶을 때가 많아. 날씨를 알아볼 때나, 영화표를 예매할 때, 간단한 정보를 검색해야 할 때 아이폰이 있었으면 하지.

아: 어쩌면 우리는 아이폰을 활용하는 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지 몰라. 컴퓨터가 일을 쉽게 하도록 돕는 것을 넘어 이제는 일을 이끌듯,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검색을 하고 메일을 확인하며 빨리 일하고, 빨리 만나야할지도 모르지. 아이폰을 공급하고 광고하는 이들은 그런 세상을 꿈꾸는 걸까? 우리가 '나도 아이폰이 있어야 겠다.'고 욕망하는 일이야 말로 이 세상에 적응하는 가장 첨단의 방법이자, 세계의 규칙에 얽매이게 되는 비극의 시작일지 모르지.

랑: 그럼, 너는 아이폰에 대해 욕심이 안 난다는 거니? 가질 능력이 없으니 교묘한 이론을 가져와 변명하고 억누르는 거 아니야?

아: 아이폰을 가지고 싶은 욕망, 그것은 내 안에서 샘솟는 걸까, 광고와 분위기의 영향을 받아서 주입된 것일까?  그것이 무엇이었든, 아이폰이 있었으면 하는 욕망은 내게 조금, 있단다. 조금 있다고 모두 가질 필요는 없지. 소유에는 노동과 다른 부분에서의 포기(기회비용)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 내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나 삶을 풍성하게 해 줄 것이 아니라면 남들 따라, 분위기 따라 무언가 소유하는 일은 곧 나를 얽매게 될 거야.

랑: 그러니까, 아이폰이 상징하는 그런 '분위기', '욕구' 같은 것을 너는 부정적으로 보는구나?

아: 첨단의 것들은 그것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개 5%의 쓸모로 100%를 갖게 하지. 과연 아이폰의 여러 기능들이 내게 얼마나 쓸모 있을까? 그런 부분에서 비어 있을 때, 결핍되어 있을 때 내겐 상상력이 작동하는 거야. 편리냐 상상력이냐, 단연코 내겐 상상력이 더 필요해.


* 이건 정신분열증인가? ㅎㅎ 갑자기 왜 아이폰 생각을 했을까?